언론보도

무궁화전자 공기업 부럽지 않아요 [머니투데이 2007.04.19 (목)]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5.02.24 20:07 조회수 : 1378

[장애인 기업의 생존법 '수주를 줄여 불량률을 낮춰..장애인 집중력 높아 유리']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도전하는 회사가 있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 기업 무궁화전자가 그 주인공이다.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19일 무궁화전자를 찾았다.

무궁화전자는 전체 직원 170명 중 73%(123명)가 장애인이고 그 중 79명은 1, 2급 중증 장애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03년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23억원까지 성장했다.

기술력 역시 일반 기업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 LCD TV 보르도에 들어가는 콘트롤 모듈을 생산할 정도다. 사원 평균임금도 1740만원으로 보통 중소기업의 연봉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

장애인 기업은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장애인 의무고용비율(2%, 50인 이상 기업)을 지키는 기업이 전체의 25%에 불과하고 장애인 실업률(28%)이 비장애인의 7배에 이르는 현실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무궁화전자가 이러한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무궁화전자 김동경 상임이사(공장장)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업체가 10개를 수주할 때 우리는 8개만 받는다"고 말한다.
 

수주물량을 줄이는 대신 불량률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장애인의 생산성은 비장애인의 70~80%에 불과하지만 한가지 일을 시작하면 집중력이 높다는 장애인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게다가 작업장 한 쪽 벽면에는 공정품질현황판 장비에러현황판 등을 빼곡히 걸어놓고 철저하게 생산라인을 관리한다. 김동경 상임이사는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무궁화전자의 노력을 보고 공장을 견학 온 한 교수가 놀랐을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술 디자인 영업 등에서 삼성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삼성전자는 회사 설립을 위해 234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김 이사는 "장애인 전용 공장은 편의시설을 갖추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만큼 대기업들의 지원은 필수"라며 "현대나 LG 등이 제2, 제3의 무궁화전자가 생겨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궁화전자는 이제 서서히 홀로서기를 위해 나가고 있다. 상품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희망'도 생산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에는 1년 6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스팀청소기를 '바로바로'라는 독자 브랜드로 출시했다. 올해도 핸디형 청소기 바로바로 오리형과 백조형 2개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소형 청소기 메이커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무궁화전자는 현재 30% 수준인 독자브랜드 매출을 내년까지는 50%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르도TV에 들어가는 콘트롤 모듈인 SMT에 더욱 주력하고 인쇄회로기판(PCB) 완제품 납품을 늘여 나가려 한다.

김 이사는 "매출원이 다양해져야 장기적으로 회사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며 "꾸준히 마케팅을 강화하고 독자 브랜드의 상품모델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일기자